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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 Beauty

돼지고기, 바짝 익혀 먹을 것인가? 조금 덜 익혀 먹을 것인가?

by iseult 2022. 8. 1.

pork meat
최근 돼지고기를 마치 소고기처럼 덜 익혀먹어야 맛있다고 해서 더 익힌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를 마치 소고기처럼 덜 익혀먹어야 맛있다고 해서 더 익힌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돼지고기를 덜 익혀먹어도 되는 걸까? 

 

먼저 돼지고기를 바짝 익혀 먹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갈고리촌충’의 유충인 ‘유구낭미충’ 때문이다. 원래 갈고리촌충은 사람에게 기생해 성숙하는 기생충이다. 그런데 돼지에게서 이 유충이 발견되는 이유는 과거 돼지를 지저분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사람의 인분(똥)을 먹이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 갈고리촌충의 알이 돼지의 근육이나 조직으로 이동해서 유충인 유구낭미충이 되고, 원래의 숙주인 사람에게 먹힐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그래서 돼지고기 섭취 시 바짝 익히지 않고 덜 익혀 먹을 경우, 돼지의 근육이나 조직 속에 있던 갈고리촌충의 유충이 우리 몸으로 옮겨와 성충으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갈고리촌충은 성충보다는 유충이 더 문제가 크다.  

 

이 유충은 장뿐 아니라 혈류를 타고 사람의 근육과 심장, 뇌 등의 장기로 이동해서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것뿐 아니라, 간질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돼지고기는 무조건 바짝 익혀먹어야 된다 고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돼지고기를 덜 익혀먹어도 괜찮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에서 유구낭미충은 완전히 박멸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돼지를 사육할 때 더러운 하수구 근처에서 사육하거나 사람의 인분을 먹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분이 아닌 사료를 100% 사용하기 때문에 유구낭미충도 없고, 이 유충에 감염된 사례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pork hook tapeworm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었다가는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생긴 녀석이 우리몸속에 들어온다. (돼지 갈고리촌충 머리부분 확대 이미지)

 

실제로 국립 수의과학검역원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1989년 이후로 유구낭미충에 감염 사례가 없었고, 문헌조사에서도 아예 사례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도축장에서 철저한 도축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국내 돼지고기에 의해 감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론 모든 나라의 돼지고기가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 같은 경우는 돼지의 15~30%가 유구낭미충에 감염되어 있고, 중국은 약 5.4%, 베트남은 0.5~1%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지금도 중국이나 과테말라 같은 곳에서는 덜 익은 돼지고기로 인해서 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덜 익혀 먹었을 때 기생충 말고도 주의할 점들이 있는데, 바로 대장균이나 포도상구균 같은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도 역시 증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돼지고기는 맛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해서 바짝 태워서 먹어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식약처에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할수록 발암 물질인 HCAs, 즉 아민류의 생성량이 증가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약 2분 정도 데워서 생성된 육즙은 버리고, 굽는 것보다 끓이거나 찌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굽는다면 조리온도는 가능한 낮게, 직화구이는 가급적 피하고, 조기시간은 짧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조리 시 항산화제나 올리고당 같은 식이섬유들을 조금 첨가하면 발암물질인 아민류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돼지고기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불에 굽는 것보다 삶아서 수육으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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