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정말 끔찍한 일이 서울에서 일어났다. 폭우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도로와 차를 버리고 피하는 시민들,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들이닥친 최악의 폭우는 서울 강남지역뿐만 아니라 자취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관악구 등 많은 곳에 피해를 입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주택-상가 침수 3,755건, 산사태 10건 이상, 폭우로 집을 버리고 대피한 사람 4,300명에 육박한다. 이제는 폭우가 충청권으로 내려가면서 현재까지 11명의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동작구 일대에는 기상 관측을 한 지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여기저기서 피해가 속출한 상황이며, 특히 반지하 집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갑자기 차오른 물에 속수무책이었다.
기상청은 이미 지난 8월 7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500mm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타깝게도 시민들은 폭우를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폭우로 침수된 자동차 보험 금액만 해도 현재까지 총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얼마나 경험 없이 폭우 피해를 입게 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일이 벌어진다. 바로 정부의 대처인데,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퇴근 후 집에 머무르는 윤 대통령의 태도가 논란이 되었다. 비상 상황에서의 퇴근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 실은 “비 온다고 퇴근 안 하나?”라는 입장을 보였다. 침수사고로 세 가족이 숨진 신림동 참사 현장에서 윤 대통령이 꺼낸 말 “퇴근할 때 보니 아파트 침수 시작”이라는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 유행한 사자성어였던 ‘각자도생’이 팬데믹 이후 또다시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SNS에서는 재난 상황이 닥치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는데, 네티즌들은 “진정한 각자도생의 시대,” “상식이 사라졌다,” “이러다가 생존 전문가가 되겠다,” “국민들이 SNS로 상황 파악해 가면서 살아남아하나?” 등의 글과 함께 분노를 쏟아 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다시 주목받자, 재난구호키트, 생존배낭 등에 대한 관심도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재난 시 국민들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며, 미국 국토안보부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생존 배낭(survival backpack)을 꾸리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는데,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테러 등 여러 비상사태에 대비해 생존 키트를 미리 준비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생존 키트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항목들은 다음과 같다.
기본 항목- 물(식수용 및 위생용), 부패하지 않는 3일치 식료품, 라디오, 손전등, 구급상자, 추가 배터리, 호루라기, 방진마스크, 시트와 테이프, 물티슈, 쓰레기봉투, 비닐 타이, 렌치 또는 플라이어(전기/가스/수도 차단용), 통조림 따게, 지역 지도, 충전기와 보조 배터리가 있는 휴대전화 등....
이 물건들은 30L 이상의 배낭이나 플라스틱 통에 담아 보관하면 되는데, 여기에 개인의 필요에 따라 추가되는 항목이 있다.
추가 항목- 구명조끼 또는 튜브, 비누 등 소독제, 처방약, 진통제 등 비 처방약, 안경 및 렌즈와 세척용 식염수, 현금 또는 여행자 수표, 신분증, 계좌 기록 등 가족 문서, 1인용 침낭 또는 담요, 기후에 맞는 의복과 튼튼한 신발, 소화기, 방수 용기에 담긴 성냥, 여성용품 및 개인위생 용품, 휴대용 식기류, 노트와 필기도구 등....
*이때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물건도 필요하다. 갓난아기가 있을 경우, 분유, 젖병, 기저귀, 물티슈, 발진 크림을 챙겨야 하고, 반려동물이 있을 경우, 사료와 여분의 물을, 어린이가 있다면 도서, 게임, 퍼즐 등이 필요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재난 용품을 충동적으로 구매 하지는 않아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묶음으로 된 생존 키트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러한 종합 제품을 구입하다 보면 불필요한 물건까지 따라올 수 있으니, 생존 키트 구매 전 구성 물품을 꼼꼼히 체크하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총 세 곳에 생존 배낭을 둘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재난 상황 시 발이 묶일 수 있는 집과 직장, 그리고 자동차 이렇게 세 곳이다. 그리고 각각 장소에 생존 키트를 둘 때 주의사항은 생존 키트를 집에 둘 때는 모든 가족들이 그 위치를 알고 있어야 하고, 직장에 둘 때는 곧바로 갈아 신을 수 있는 튼튼한 운동화가 포함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생존배낭을 왜 미리 준비해야하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준비물인 것이다. 생존배낭이 필요할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되겠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하나쯤 준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듯싶다. *참고로 국내 오픈마켓에 생존 배낭을 검색해 보면, 가성비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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