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어떠한지에 따라 몸에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특히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는 사람이라면 좀 더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상직후 마시는 커피
아침에 졸음을 깨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신체에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 몸은 아침에 일어나면 잠을 깨기 위해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콩팥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몸에 필요한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적절하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즉, 코르티솔이 우리 몸에서 ‘활기담당’을 하는 호르몬 인 셈이다.
이러한 코르티솔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이 기상 직후 1~2시간 동안인데 이때 커피를 마시면 커피의 카페인이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하도록 만들어 ‘과잉 활기’ 또는 ‘과잉 각성’이 일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두통이나 가슴 두근거림, 속 쓰림 등의 부작용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르티솔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대사 질환의 위험이 커지게 되는데 실제로 가천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 기상직후 커피를 마신 사람이 점심-저녁 시간대에 커피를 마신 사람보다 부작용을 경험할 위험이 2~3배 높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침 기상직후 마시는 커피는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은데, 미국의 건강 전문 웹 미디어인 ‘헬스라인’은 커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커피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르티솔 수치가 가장 낮은 시간인 오전 9시30분~11시 30분 사이가 좋다고 한다.
또한 코르티솔은 수면시간이나 기상시간과 관계없이 일어나자마자 수치가 50% 정도 증가한다. 너무 졸려 커피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기상시간에서 적어도 1시간 정도 시간을 둔 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철분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는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 마시는 커피가 철분 흡수를 방해해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차와 커피를 마시게 했더니 차를 마신 사람들은 철분흡수가 약 62%,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약 35%의 결과가 나왔다. 커피를 마시면 위장이 철분을 흡수하는 속도보다 커피의 ‘탄닌’이 철분과 결합하는 속도가 300배나 빠르기 때문에 위에서 철분을 흡수하기도 전에 탄닌이 철분을 빠르게 가로챈 후 배설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탄닌은 철분과 결합하면 탄닌철로 바뀌어 인체에 흡수가 되지 않고 소화마저 어렵게 된다. 일반적으로 식품을 통해 섭취한 철분의 약 10%만이 우리 몸에 흡수되는데 몸에 흡수되는 양은 적으면서 빠져나가는 양은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부족해져 결국 몸에 이상 반응이 오게 되는 것이다.
몸에 철분이 부족하면 신체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면 철분 흡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소한 그 정도의 시간은 지난 뒤 커피를 마시라고 조언하고 있다.
너무 뜨거운 커피
뜨거운 음료를 자주 마시게 되면 식도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제 암 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에 의하면 뜨거운 차를 2분이 경과하기 전에 마시는 사람이 6분 이상 기다렸다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65℃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 2A군으로 분류할 정도로 뜨거운 음료는 보기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식도는 위장과는 다르게 보호막이 없어 더욱 손상을 크게 입을 수 있으며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통점이 없어 통증이나 위험신호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음료를 뜨거운 온도로 마시게 되면 구강, 인두, 후두, 식도에 가벼운 화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세포가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고, 식도의 손상된 점막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해 식도암으로 진행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커피나 차를 마실 때는 절대 뜨거운 상태에서 마시지 말고, 충분히 식을 시간을 주거나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1~2개 정도를 넣어 적당히 식혀 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커피에 입술을 댔을 때 따뜻한 느낌이 들 정도가 딱 먹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국물 요리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뚝배기에서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상태에서 바로 한술 뜨지 말고 충분히 저어서 온도를 떨어뜨려 먹는 것이 식도 건강에 좋다.
치아의 변색
치아의 표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치아는 깊은 미세한 구멍으로 형성되어 있다. 커피를 뜨겁게 해서 마시면 치아가 미세하게 팽창을 하는데 팽창된 치아의 구멍 속으로 커피의 탄닌 성분이 가지고 있는 검은색 색소가 들어가면서 치아의 변색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한 커피에 첨가되는 설탕, 시럽, 프림 등은 입 속의 산성 성분을 증가시켜 충치의 원인인 산도를 높이고, 세균을 생성해 치주염이나 충치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다.
치아의 변색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커피를 뜨겁게 마시는 것보다 미지근하거나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고, 커피를 마실 때 가급적이면 첨가물인 설탕이나 시럽은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 좋으며 마신 직후 바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치아 변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칫솔질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물이나 구강 청결제로 입을 고루 헹구면 커피의 색소 침착을 줄일 수 있다.
커피의 섭취 권장량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의 1일 섭취 권장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으로 정하고 있는데 시중의 카페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에는 보통 100~2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성인기준 하루 2~4잔 이상 마시면 과량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 등 뼈 건강에 악영향을 주며 특히나 한국인이 자주 마시는 믹스커피의 경우 설탕이나 프림 등이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연구팀이 17,702명의 참가자(37~73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6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53%,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하루 6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치매,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하루 2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커피가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로 나와 있지만 그에 따라 과도한 섭취 역시 몸에 좋지 못하다는 결과가 있는 만큼 무엇이든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록- 운동 전 커피를 마시면 마법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우리 몸의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코르티솔 분비를 늘리고 이 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호주에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카페인이 근육을 자극해 탄수화물 보다 지방을 먼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해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인다고 한다.
또한 ‘국제 스포츠 영양-운동 대사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커피를 마시고 운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 시작 후 3시간 동안 15% 정도 많은 칼로리를 소모 했으며 더불어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인해 운동 중에 생기는 피로감을 최대 60% 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단, 카페인이 체내에 흡수되기 까지는 30~1시간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하기 최소 30분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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